길치가 길을 찾지 못하는 이유
낯선 곳에 갔을 때 길을 잘 찾지 못하는 사람
아니 익숙한 곳이더라도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쉽지 않은 사람
이러는 사람을 우리는 길치라고 부릅니다.
길치는 아무리 자주 다니는 곳이라 하더라도
방식이 조금만 달라져도 길을 찾지 못하고
거꾸로 되돌아가야 하는 경우
처음 와본 곳인 것처럼 느껴지고
낮에 보는 길과 밤에 보는 길이 다르게 느껴지는 사람들입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을 답답하게 만들죠.
장소 세포란?
길을 찾는 능력, 위치, 방향, 거리에 대한 정보는
뇌가 얼마만큼 일을 잘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결정됩니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들은 단기 기억으로 저장됩니다.
이후 해마에 의해 단기 기억은 장기기억으로 바뀌고
대뇌피질에 저장됩니다.
저장된 기억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해마는 기억을 꺼내 우리가 행동할 수 있게 합니다.
과거에는 길을 찾는 것도 이와 같은 원리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해마는 공간을 기억하는 역할도 같이 하기 때문이죠.
1971년 신경 과학자인 존 오키프는 쥐 실험을 통해
길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신경 세포가 해마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늘 가는 길이 익숙한 이유는
그 장소를 신경 세포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죠.
그래서 이 세포를 장소 세포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집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까지 간다고 하면
집 현관에서 나오는 순간에는 집 현관관 관련이 있는 장소 세포가 활성화되고
특정 건물을 지나면 특정 건물과 관련이 있는 장소 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여기가 어디인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장소 세포는 설치류 뿐만 아니라 박쥐, 원숭이 그리고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동물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격자 세포란?
2005년 신경 과학자인 마이브리트 모세르와 에드바르 모세르는
해마 옆에 존재하는 내 후각 피질에서 길을 찾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세포를 쥐 실험을 통해 발견했습니다.
이 세포가 활성화되는 모습을 관찰해보니
일정한 간격을 두고 격자무늬를 그린다고 해서
격자 세포라고 부릅니다.
격자 세포는 특정 장소로부터 얼마나 왔는지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뇌가 장소를 구역으로 나눠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다는 뜻이죠.
쉽게 말해 장소 세포가 특정 장소 즉 맵을 그려준다면
격자 세포는 맵에 좌표를 찍어준다는 것입니다.
우리 뇌 속에 스마트폰 지도와 GPS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발견 덕분에 오키프와 모세르 부부는
2014년 노벨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길을 찾을 대 장소 세포와 격자 세포가 정보를 주고받게 되며
길을 잘 찾는 사람은 이들의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이고
길을 잘 찾지 못하는 길치는
이들의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